솔직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말이 조금 웃기기는 하지만, 산업공학과나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먹고살면 그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아닌가 싶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현실, 그리고 내가 코딩을 공부하는 이유를 첫 글로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학교를 졸업했다.
생각보다 중요한 것들 : 학벌, 산업
결론부터 말하면 대한민국에서,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좋은 연봉, 안정적인 직장 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학벌'과 '산업'이 중요하다. 순서를 학벌부터 이야기했지만 그건 졸업 이후에 회사를 선택할 때 '산업'을 고르기 때문에, 즉 시간적인 순서에 따른 의미이고, 결국 더 중요한 것은 산업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분석은 결국 하나의 산업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제조업이라면 제조 기술이 우선이고, 의류 브랜드라면 제품이 우선이고, IT 기업이라면 플랫폼이나 기술에서의 아이디어가 우선이다. 즉, 데이터 분석은 항상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나 있을 수밖에 없다. 의사결정의 단계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빅-데이터 시대가 오면서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지고, 이를 핸들링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고, 또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미래가 밝다고 한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툴들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고 있고, 심지어 요즘엔 생성 AI와 같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막연히 빅-데이터의 시대가 온다고 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뜬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이다. 어떤 산업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들이 핵심이 되는 산업들이 있다. 통계학, ML에서 Classification을 푸는 문제를 메인으로 하는 산업들 말이다. 그런 곳을 노려야 한다.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회사가 휘청하면 데이터 분석 쪽이 가장 먼저 버려진다. 이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현실 그 자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현실 : 학벌이 중요한 이유
앞서 산업은 데이터 분석이 메인 영역으로 올라오기 어렵기에 잘 골라야 한다고 했고, 그러면 학벌은 왜 중요한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분석 실력'을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통계학은 정말 말 그대로 여러 산업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기에, 그 활용 방법이 대부분 다 알려져 있다. 관련 툴들과 프로그램들도 정말 많다.
그렇기에 누가 분석 방법론에 있어서 정확한 이론을 알고 있는지, 확장성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 검증에 대한 작업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데이터 분석이라고 해 봐야, 뭐 별 거 있던가? 통계학적으로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것. 그리고 이진 분류 문제, 군집 분류 문제 등이다. AI, 딥러닝 등이 뜨고 있지만 통계/공대 석박사들의 이야기이고, 학사 수준에서는 저 정도가 전부다.
그렇기에 사람들 검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구가 학벌이다. 얼마나 배경 지식이 깊은지, 얼마나 이해하는지 등.
결론적으로, 순수하게 데이터 분석만으로 먹고 살고 있다면 두 가지 장벽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이 속한 산업이 데이터 분석을 메인으로 하고 있고, 두 번째는 그 산업에 속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학벌이 좋다.
이제라도 준비해야 하는 것들
그렇다면 이미 산업 선택도 조금 애매하고, 학벌도 애매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망한 건가? 아니다.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또 다른 분야의 스킬을 쌓는 것이다.
기획 / 마케팅 / 개발 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여러 영역에서 전문성을 기르면 된다. 그나마 개발, 코딩 방면 쪽이 데이터 분석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많이들 하는 편이다. 나 역시도, 퇴근 후에는 취미로 개발 공부를 하고 있다.
팀 페리스의 책 <타이탄의 도구들>을 보면, 여러 영역에서 상위 10%를 하면 그걸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상위 1%가 된다고 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포인트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데이터 분석 조금, 쿼리 조금, 코딩 조금 할 줄 안다고 해서 밥그릇을 지키기 어렵다. 이 정도는 조금 있으면 AI가 대체할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속한 산업이나 학벌이 애매하다면, 반드시 다른 영역에서의 능력치를 길러서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되어야 한다. 즉, 데이터 분석 영역 뿐만 아니라 그 외의 영역마저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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